Myongji University Microsystems Laboratory Directed by Prof. Sang Kug Ch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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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2.02 (15:36:12)
앞으로 한국 산업을 이끌 신기술 중 하나로 선정된 투명 디스플레이 장치. 패널을 접거나 구부릴 수 있다. [지식경제 연구개발 전략기획단 제공]


① 투명 디스플레이 장치 … 투명 벽에 화면 띄워 대화

② 뉴로툴(neuro tool) … 뇌·신경 초점 건강관리

③ 소형 원자로 … 전원공급 없이 자연냉각

④ 해양플랜트 … 심해자원 직접 가공·운송

⑤ 인쇄전자 생산시스템 … 전자회로를 신문 인쇄하듯

⑥ 꿈의 소재 그래핀 … 강철 절반 두께에 강도 200배



2000년 개봉한 영화 ‘미션 투 마스’에선 우주비행사들이 2020년 이런 장치를 사용하는 것으로 묘사됐다. [지식경제 연구개발 전략기획단 제공]

황창규 지식경제 연구개발(R&D) 전략기획단장이 차세대 먹을거리 세트를 또 내놓았다. 접을 수 있을 정도로 휘어지면서 투명한 디스플레이 장치, 뇌와 신경의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관리하는 프로그램, 외부 전원 공급이 필요 없는 소형 원자로, 심해자원을 캐내 직접 가공·운송하는 해양플랜트, 전자회로를 싸고 빠르게 인쇄하는 시스템, 꿈의 소재 그래핀 등 모두 여섯 가지다. 지난해 10월 ‘조기 성과 창출형 선도기술’ 다섯 가지에 이은 황 단장의 두 번째 작품이다.

공통점은 말 그대로 ‘미래 선도기술’이다. 원천기술 자체가 없거나 초기단계인 기술 가운데 우리가 먼저 개발할 가능성이 큰 것들이다. 지난해 선정된 조기 성과 창출형 선도기술보다는 한 차원 높은 미래의 기술들이다. 지난해 선정된 기술은 세계적 수준으로 올라선 주력산업 기술에 미래의 트렌드를 얹어 세계 시장을 선점하자는 것이었다.

 정부는 미래 선도기술 개발에 2025년까지 1조50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황 단장은 “1997년부터 7대 기술(G7) 프로젝트를 추진한 결과 반도체와 휴대전화로 세계시장을 석권하고 원자로 기술 국산화에 성공했다”며 “이번에 선정된 기술이 앞으로 10년 뒤 훨씬 더 큰 효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은커녕 원천기술도 아직 나오지 않은 만큼 의도대로 개발에 성공하면 경제적 효과는 막대할 전망이다. 전략기획단은 2025년까지 매출 360조원, 수출 2410억 달러(약 272조3300억원)의 효과를 볼 것으로 내다봤다. 매출은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 1, 수출은 지난해의 절반 수준이다.

 투명 디스플레이 장치는 투명한 벽에 원하는 화면을 띄워 대화하고 교육하고 광고하는 데 쓸 수 있는 기술이다. 보급되면 지금의 컴퓨터 화면이나 텔레비전, 광고용 전광판을 대부분 대체할 전망이다. 황 단장은 “쓰임새가 워낙 넓은 기술인 만큼 원천기술 개발 시점부터 광고·건축·인테리어 등 기술을 소비할 업계와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차세대 최고 유망업종인 건강관리 분야에서는 뇌와 신경을 관리하는 뉴로툴(neuro tool)이 뽑혔다. 이미 선진국이 멀찌감치 앞서가는 몸 건강 분야 대신 앞으로 각광받을 뇌와 정신건강에 초점을 맞춘다는 전략이다. 우울·불안·기억·스트레스·뇌 노화 상태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병원에 전송해 처방도 받는 시스템이다. 집중력 향상기기, 외상후 스트레스 증후군(트라우마) 치료장치 등 응용분야도 넓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소형 원자로와 해양플랜트가 꼽혔다. 소형 원자로는 현재 한국형 표준모델(AP1400)의 3분의 1 수준인 300㎿ 규모의 원자로다. 그만큼 초기 투자비가 적고 공기도 빠르다. 발전뿐 아니라 담수·열공급 등 쓰임새는 더 넓다. 특히 외부의 전원공급 없이 자연냉각 방식을 도입해 사고 위험이 거의 없다는 게 전략기획단의 설명이다. 해양플랜트는 석유를 포함한 대부분의 자원을 심해에서 캐내는 경우가 갈수록 늘고 있는 점이 고려됐다. 세계 최고 수준인 조선 기술과 플랜트 제조기술을 융합하면 극한의 조건을 이기며 효율적으로 작업할 수 있는 장비 개발에서 세계를 선도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인쇄전자 생산시스템은 말 그대로 전자회로를 신문 인쇄하듯 찍어내는 기술이다. 반도체 공정만큼 정밀하지는 않지만 마이크로미터(㎛, 100만분의 1m) 수준의 회로를 값싸고 넓은 면적으로 찍어내는 것이다. 가전제품은 물론이고 태양전지·배터리·디스플레이·무선정보인식장치(RFID) 등 이용되는 분야가 광범위하다.

황 단장은 “이 기술을 필요로 하는 세계적 수준의 기업이 국내에 많아 상용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래핀은 강철의 절반 두께에 강도는 200배 높은 소재다. 전기 전도성은 실리콘의 수십 배인 데다 투명하고 휘거나 접어도 성질이 변하지 않는 그야말로 꿈의 소재다. 투명전극, 에너지 장비, 초경량 수송기계, 휘는 디스플레이 장치 등의 개발이 이 소재에 달려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지난해 노벨 물리학상도 그래핀 발견자에게 돌아갔을 정도로 경쟁이 치열한 부문이다.

 모든 게 구상대로 될지는 미지수다. 우선 5~7년 이후 기술의 흐름이 바뀔 수 있다. 원자로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말부터 진행된 선정과정에서는 가장 유망한 기술이었지만 동일본 대지진 이후 확 바뀌는 분위기다. 각국이 원전 정책을 재고하면서 벌써부터 실효성이 의심되고 있다.

 지금의 기술 수준으로 목표를 이루기에는 벅차다는 지적도 있다. 휘는 디스플레이 장치나 그래핀, 뇌과학 수준은 선진국에 뒤처진다. 앞으로 진행될 정부 내 예산 타당성 심사 과정에서 상당한 논란이 불가피한 이유다. 이 관문을 통과하지 못하면 예산을 받지 못해 사업을 접어야 한다. 산업기술평가연구원 정중채 소재팀장은 “대부분 원천기술조차 초기단계이기 때문에 누가 먼저 집중 투자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최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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