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ongji University Microsystems Laboratory Directed by Prof. Sang Kug Ch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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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2.02 (15:21:03)
앤드루 위티(Andrew Witty) GSK CEO은 지난 13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조선비즈닷컴(chosunbiz.com)과 가진 인터뷰에서 제네릭(복제약)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는 한국 제약사들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세계적인 신약들은 영국 런던에서 100마일 이내, 스위스 바젤에서 50마일 안쪽, 프랑스 파리를 중심으로 반경 50마일 이내, 그리고 미국의 보스톤과 뉴저지, 캘리포니아의 몇몇 도시 등 전세계 10개의 도시에서 나온다”며 이들 도시의 혁신적 토양을 배우라고 말했다.

앤드루 CEO는 “(한국 제약사가) 세계적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 개별적으로 할 수 있는 특별한 뭔가가 있는 게 아니라 연구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면서 “앞서 말한 10개의 도시엔 세계 최상위급 대학 20여곳, 바이오테크 기업들이 몰려 신약 연구를 위한 비옥한 토양을 이루고 있다”고 강조했다.

앤드루 CEO는 최근 한국의 삼성전자가 바이오분야에 진출한 것에 대해서도 “한국의 대기업들이 바이오시장에서 잠재성을 발견하고 투자를 늘려가는 것은 혁신을 위한 환경을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신약 개발에 대한 자신의 철학도 밝혔다. 앤드루 CEO는 “위에서 ‘이렇게 개발해라’라고 하면 절대 성공할 수 없다”면서 “신약의 발견 과정은 조직보다는 창의적인 개인의 역량이 좌우하는 것인만큼 이에 적합한 조직과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GSK는 R&D 조직을 바이오벤처식의 소그룹으로 나누고 연구비도 그룹간 경쟁을 통해 분배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앤드루 CEO는 한국 시장에 대한 앞으로의 투자 계획과 관련, “한국을 ‘우선순위시장(priority market)’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연구자로 가득한 건물에 투자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기존 제약사에 대한 인수합병(M&A)보다는 연구중심의 바이오 기업들을 중심으로 ‘케이스바이케이스(case by case)’로 프로젝트에 투자를 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앤드루 CEO는 또 “환자들은 자신이 처방 받는 약이 ‘꼭 필요한 약’이기 때문에 처방됐다고 믿고 싶어한다”면서 한국 정부가 도입한 쌍벌제(리베이트를 주는 제약사나 받는 의사를 모두 처벌하는 제도)에 대해 “당연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한국 시장은 앞으로 10~20년간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면서 “문제는 헬스케어 수요 증가로 늘어나는 정부의 부담을 정부가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를 정해야 한다는 점”이라고 했다. 과거 한국을 방문한 경험이 있는 앤드루 CEO는 “한국은 사회전반의 시스템이나 경제에 있어서 강한 자신감과 글로벌 리더십을 확보한 것같다”고 말했다.

앤드루 위티(Andrew Witty) GSK CEO가 조선비즈와 인터뷰를 갖고 한국 투자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이태경 기자

-동아제약과 지분투자를 포함한 협력 관계를 맺은 배경은?
“복잡한 스토리가 아니다. 중소규모 의원쪽 영업 분야에 강점이 있는 동아제약과 이 분야 매출을 확대하려는 우리의 필요가 잘 맞아떨어졌다. 우리와 동아제약은 상호간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신뢰를 구축했다. 앞으로 우리는 이 관계를 성공적으로 운영하는데 초점을 맞출 것이다. 이를 위해 동아제약 내에 GSK 의약품을 담당하는 새 사업부도 만들었다.”

-한국의 다른 기업 또는 한국 시장에 추가로 투자할 계획이 있나?
“이번 동아제약 투자는 한국에 대한 투자를 실질적으로 집행한 것으로 향후 한국에의 추가 투자의향이 있음을 보여주는 시그널이다. 우리는 다른 기회에 대해서도 열린 마음을 갖고 있다. GSK 한국법인에도 말했지만 한국은 GSK의 ‘우선순위시장(priority market)’이다. 하지만 우리는 과학자들만 가득찬 건물이 아닌 실질적인 ‘프로젝트’가 필요하다. 훌륭한 바이오 회사가 창업했고 그들이 훌륭한 사이언스를 갖고있다면 기꺼이 투자할 생각이다. 기회는 투자와 함께 오는 것이다.”

-바이오·제약 분야에서 한국의 미래를 전망한다면?
“한국 역시 다른 나라들처럼 인구 고령화가 진행되는데다 국민소득수준도 높아 한국 시장은 향후 10~20년 동안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다. 전세계적으로 암이나 신경질환 등의 분야에서 혁신적인 의약품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는 것도 좋은 뉴스다. 앞으로 사람들은 더 건강하게 살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비용’이다. 헬스케어 수요가 높아질수록 정부의 부담은 늘어날 것이고 각국 정부는 이를 줄일 방법을 찾을 것이다. 어떤 것이 가장 효율적인 헬스케어 시스템인지를 찾아야 한다. 약값을 깎는다든지 의료수가를 줄이는 등의 단편적인 접근으로는 안된다. 정부는 오래된 약제에 대한 비용 부담을 먼저 줄이는 방법을 쓴다면 혁신을 주도하는 기업은 살아남고 그렇지 않은 기업은 타격을 받을 것이다. 다만 정부는 정부가 원하는 것이 혁신인지, 아니면 의약품의 보편화인지를 확실히 알려줘야 한다. 이런 문제는 대부분의 국가가 겪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 지난 10년간 큰 변화를 이뤘고 앞으로 10년 동안 더 많은 변화를 이룰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에서 임상시험을 늘리고 있는데?
“GSK는 전세계적으로 대규모의 임상시험을 수행중인데, 특히 한국에서 고도의 임상3상을 많이 진행하고 있다. 전세계에서 수행중인 임상3상의 35%를 한국에서 하고 있다. 이는 GSK의 전체 매출 중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1%)에 비하면 매우 높은 것이다. 훌륭한 연구진과 비용 대비 효율이 높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한국에서 임상 연구를 수행하는 절대비용은 높은 편이지만 그만한 값을 한다는 의미이다. 서울은 이미 전세계에서 임상경쟁력이 가장 높은 도시이다.”

-미국에서 의사에게 제공한 기부금을 공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 정부는 최근 리베이트를 근절하기 위해 ‘쌍벌제(리베이트를 주는 쪽과 받는 쪽을 모두 처벌하는 제도)’를 도입했는데 이에 대한 의견은?
“정부가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하고 윤리 기준을 강화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사람들은 분명 이를 매우 진지하게 받아들일 것이다. 제도를 통해 윤리 기준을 강화하고 기업들이 이런 방향으로 변한다면 환자들에게도 좋은 일일 것이다. 환자들은 자신이 처방 받는 약이 ‘꼭 필요한 약’이기 때문에 처방됐다고 믿고 싶어한다. 제약업체 입장에서도 윤리기준을 강화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한국 제약사들은 제네릭(복제약) 의존도가 높다. 또 최근에는 여러 정책으로 불리한 환경에 처해있다. 한국 제약사가 세계적 제약사로 성장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나?
“개별 기업이 뭔가 특별히 다른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업계 전반적으로 본다면 먼저 교육을 진화시켜야 한다는 생각이다. 단순한 기술 교육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직원 개개인이 기업가적 정신을 갖고 자신의 지식을 비즈니스에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 창의성을 키우는 교육도 중요하다. 신약이나 신물질을 최초로 발견하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보다 좀 더 창의적이다.
두번째로는 대학의 기초연구성과들이 제약업계와 잘 이어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예컨대 소기업의 창업을 권장하는 환경을 말하는 것이다. 세계적 신약의 대부분은 전세계 약 10개 도시에서 나온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런던에서 100마일 이내, 파리에서 50마일 이내, 보스톤과 뉴저지 등이다. 이는 이 지역에 상위 대학과 바이오 기업들이 모여있기 때문이다. 기초성과가 왜 중요한지에 대한 증거다.
세번째로는 한국에 있는 많은 다국적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일이다. 이런 것들이 이뤄져야 제약업계가 성장할 수 있다. ‘어떻게 하면 한국을 혁신(innovation)이 가능한 환경으로 만들 것인가’하는 것이 올바른 질문이다. 우리가 집중해야 하는 것은 혁신을 위한 토양을 조성하는 것이다. 삼성 같은 한국의 대기업들이 바이오 시장의 잠재력을 발견하고 투자를 늘리는 것 또한 이러한 토양 조성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유럽이 직면하고 있는 경제위기를 어떻게 극복하고 있나?
“우리는 현금 사용에 신중을 기해왔다. GSK는 약 450억달러(약 50조원)의 매출에 잉여 현금이 약 80억파운드(약 14조원)에 달한다. 우리는 현금을 창출하고 이를 매년 주주들에게 나눠줬다. 주주들이 우리의 R&D 투자를 지지해주길 바라기 때문이다. GSK는 최근 특히 더 강해졌다. 2007~2009년 미국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받은 신약의 13%가 GSK 제품이다. 또 현재 개발 후기 과정에 있는 약 30여개의 신약 후보들이 대기중이다.”

- R&D 조직을 소그룹으로 나누고 연구비도 경쟁을 통해 분배한다던데 이유가 뭔가? 성과는 좋은가?
“신약 발견은 (조직이 아닌) 개인적인 과정을 통해 이뤄진다. 신약 발견 프로세스를 미리 정해놓으면 절대 신약을 발견하지 못한다. 또 신약 발견을 위해서는 다른 사람들이 놓치는 기회를 보는 능력이 있는 아주 특별한 사람이 필요하다. 이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한 조치라고 보면 된다. 다양한 기능이 통합된 소규모의 책임조직이 신약 발견에 적합하다는 것이다. GSK는 매우 큰 기업이지만 회사내에 과학자는 1만2000명에 불과하다. 때문에 외부의 바이오기업에 투자하는 것은 훨씬 더 많은 과학자들에게 접근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우리의 미래는 1명 또는 2명의 아주 뛰어난 과학자를 찾을 수 있는가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투자를 다각화하면 이런 인재를 찾을 확률을 높일 수 있다. 지금까지는 이렇게 한 성과가 매우 좋았다.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큰 R&D 조직을 갖고있지는 않지만 가장 흥미로운 신약과 백신을 개발하는 R&D 조직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미래 GSK의 비전은?
“백신을 비롯해 소비자 건강 제품, 건강식품, 일반의약품, 바이오 의약품 등 다각화된 사업을 구축하려고 한다. 세계 곳곳에서 이런 비즈니스들이 성장하고 다각화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우리는 가장 뛰어난 R&D 연구소를 보유했다고 자부한다. 그리고 누구나 쉽게 의약품에 접근할 수 있게 하기 위해 적정한 가격을 제시하는 일들을 선도적으로 하려 한다. 기업의 규모에 상관 없이 ‘좋은 기업(good company)’ 그리고 ‘리더(leader)’로 기억되었으면 한다.”

인터뷰=김영수 산업부장 yskim2@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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