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ongji University Microsystems Laboratory Directed by Prof. Sang Kug Chung

조회 수 : 12606
2012.12.17 (18:34:49)

암·심장병… 피 한방울로 5분 만에 진단한다
명함보다 작은 반도체 '랩온어칩' 나노센서 이용해 정확도 높여
유방암 검사비용 기존의 0.5%… 조만간 실험용 생쥐 대체도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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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칩 위의 실험실' 랩온어칩을 이용하면 한 방울의 피로 유방암과 심장병 등을 몇 분 내에 진단할 수 있다 ( 나노엔텍 제공).

 

명함보다 작은 '랩온어칩(Lab on a Chip)'이 앞으로 보여줄 세상은 실로 놀랍다. '칩 위의 실험실'로 불리는 랩온어칩은 방대한 첨단 실험실을 조그만 기판에 집적해 놓은 반도체 칩이다. 극소량의 유체(혈액이나 시약)가 모세관 현상으로 플라스틱 안의 미세관을 빠르게 타고 흐르는 원리를 이용한다.

이 조그만 칩 하나면 한 방울의 피로 신종플루부터 유방암, 심장병까지 다양한 질병을 몇 분 내에 진단한다. 병원에서 같은 검사를 하려면 꼬박 하루가 걸리는 일을 재빨리 끝낼 수 있게 됐다. 1990년대 초부터 꾸준히 연구를 거듭해 온 랩온어칩이 결실을 거둬 병원 검사실과 생물연구실 풍경을 바꿔놓을 날이 머지않았다.

 

피 한방울로 5분만에 질환 진단

기존에도 암표지자 검사(세포에서 추출한 특정 단백질로 암 유무를 판단) 등 혈액으로 병을 진단해 내는 기술이 있었다. 하지만 이 경우에는 원심분리기로 혈구와 혈장을 분리하는 과정이 필요해 진단까지 꼬박 2, 3일 정도가 걸린다. 게다가 주사기로 상당량의 혈액을 뽑아야 하는데다가 전문적인 처리 과정도 필요해 제약이 적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에 바이오 회사인 나노엔텍이 기존 암표지자 검사의 단점을 보완한, 랩온어칩을 장착한 노트북 크기의 휴대용 검사장비 '프렌드(FREND)'를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로써 외부 동력 없이 30㎕의 혈액(피 한 방울은 30~50㎕)으로 단 5분 만에 각종 질환 진단을 끝낼 수 있게 됐다.

이 장비는 플라스틱 카드와 판독기로 이루어져 있다. 플라스틱 카드는 혈액 속에 특정 질병 관련 단백질이 있으면 면역(항원ㆍ항체) 반응이 일어나 빛을 발하는 칩을 내장하고 있고, 판독기는 반응 결과를 분석하는 역할을 한다. 이를 통해 각종 암 검사와 심장병 유발인자 검사가 가능하며, 성 호르몬(임신, 배란 등), 갑상선, 성장 호르몬, 골다공증 등에 대한 검사와 응급 및 만성 질환 진단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또한 박제균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팀은 극소량의 암 조직으로 한 번에 최대 20여 가지 암 특이 물질을 검사할 수 있는 유방암 검사용 랩온어칩을 개발했다. 이로써 유방암 검사에 걸리는 비용은 종전의 200분의 1로, 검사시간은 10분의 1로 줄일 수 있게 됐다. 유방암 환자 115명을 임상 시험한 결과, 98%의 정확도를 보였다.

성건용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바이오센서연구팀장은 지난 6일 30초 이내에 혈구와 혈장을 분리한 후 30분 만에 식품 독소와 암세포 등을 진단할 수 있는 랩온어칩을 발표했다. 이 칩은 100개의 나노센서를 통해 식품 독소와 질병을 빠르게 검사할 수 있다.

최근에는 채소에 묻은 병원균을 현장에서 곧바로 확인할 수 있는 랩온어칩 기반의 휴대용 검출기도 나왔다. 윤정렬 미국 애리조나대 농생명공학과 교수가 개발한 이 검출기는 신종 인플루엔자나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등과 같은 호흡기 질환의 감염 여부도 즉시 진단할 수 있다. 이 제품은 빛이 미세 채널을 따라 흘러가도록 하는 기술을 이용함으로써 기존의 칩보다 1,000배 이상 정확도가 높다. 윤 교수는 "조만간 휴대폰에도 장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실험용 생쥐 역할도 가능

랩온어칩은 조만간 실험용 생쥐의 역할도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연합(EU)이 2009년 6월 발효한 신화학물질관리제도(REACH)에 따르면, 유럽으로 들여오는 화장품은 3만 가지 화학물질 독성시험을 통과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시험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한 가지 화학물질의 흡입 시험에만 200마리의 생쥐가 필요하고, 화학물질 흡입으로 인한 장기적 효과까지 알려면 3,000마리나 소요된다. 그런데 내년부터 유럽에서는 동물애호단체의 요구 때문에 실험용 생쥐를 이용해 화장품 독성시험을 할 수 없다.

이에 대한 방안으로 각국은 실험용 생쥐를 대체할 독성실험용 랩온어칩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세계적인 화장품회사 로레알은 바이오 회사인 휴렐과 손잡고 피부 알레르기 검사를 위한 랩온어칩 개발에 들어갔다. 피부에 해로운 물질이 닿으면 면역세포인 수지상세포가 분비돼 림프액을 통해 림프절에 닿는다. 여기서 수지상세포는 같은 면역세포인 T세포를 불러와 외부 침입자를 공격한다. 이 반응이 심해지면 피부가 붓고 열이 나는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는데, 이 일련의 과정을 작은 칩에서 이뤄지도록 한 것이다.

화장품 독성시험은 피부뿐만 아니라 호흡기에도 적용된다. 겨드랑이 냄새를 없애는 데오드란트나 향수는 호흡기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실험을 위해 켈리 베루베 영국 카디프대 교수는 화장품 독성시험용 마이크로 허파를 개발했다. 지름 0.5㎜의 플라스틱 구슬 표면에 허파 세포를 키운 뒤 수천 개를 모아 3차원 구조의 인공 허파를 만들어냈다. 현재 베루베 교수팀은 기판에 허파세포를 배양해 유니레버와 아스트라제네카 등 제약사에 약품 시험용으로 공급하고 있다. 베루베 교수는 "인체 효과를 알아보는 데에는 실험용 생쥐보다 인간의 세포를 이용한 인공 허파가 더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권대익기자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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