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영화 ‘굿 윌 헌팅’의 한 장면
영화 ‘굿 윌 헌팅’의 도입부분이다. 너무나 드라마틱한 신이어서 영화에나 나올 듯하지만 이는1939년 캘리포니아의 UC 버클리 대학의 실제 일화에 아이디어를 얻은 장면이다.
통계학 수업에 늦게 들어온 어느 학생은 어느때와 같이 칠판 한 구석에 적혀진 두 문제의 숙제를 슬그머니 적었다. 학생은 일주일 간 고민하다 나름 해법을 들고 교수님 방에 찾아갔다. 그리고 숙제를 늦게 내 죄송하다며 사과 한 후 교수님 책상에 자신의 숙제를 놓고 나갔다. 6주 후쯤 지난 일요일 아침, 학생은 기숙사로 헐레벌떡 뛰어들어온 교수님과 마주쳤다. 그러자 교수님은 다짜고자 소리쳤다.
“자네가 뭘 한 줄 아나! 통계학의 2대 난제를 푼 거야!”
칠판에 적힌 문제는 숙제가 아닌 당시 통계학의 난제를 수업시간 시작할 때 교수님이 소개하려 쓴 것이었다. 수업에 늦게 들어와 이 사실을 몰랐 던 학생은 단순히 이 문제가 숙제인줄 알고 혼자 고민하며 풀었던 것이다.
수학계의 전설이 된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선형 계획법 > 이란 방정식과 풀이법을 개발한 수학자 조지 B. 단직 (George B. Dantzig) 이다. 선형 계획법이란 최대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 계획하는 수학적 방식이다.
이 방식은 오늘날 경영 현장에서 효율적 자원 계획, 투자 최적화, 투자 분산과 같은 경영 계획과 투자 문제에서부터 비행 스케줄 운영 계획, 인력 배치, 공급망 최적 설계 등 현장 운영에 이르기까지 경영의 과학적 운영 계획 수립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선형 계획 이외에 다양한 수학 모델이 현대 경영의 의사결정에 활용되고, 이는 우리의 일상을 바꿔놓고 있다. 세계 최대 온라인 상품점인 아마존 닷컴은 고객 개개인의 과거 소비 내역을 통계와 인공 지능이론을 결합한 데이터 마이닝 기술을 통해 맞춤형 광고메일을 보낸다.
글로벌 유통기업인 월마트는 매장과 전 세계 흩어져 있는 물류센터의 재고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해 언제 어디서 어떤 물건을 어떻게 수송할 것인지를 수학적 최적화 방식으로 결정한다.
창업 10년만에 영화 대여업계의 골리앗 블록버스터를 쓰러뜨리고 미디어 업계의 대부로 등극한 넷플릭스 (Netflix)의 다윗의 돌맹이는 다름아닌 고객의 개개인의 영화 선택 패턴을 수학적으로 파악해 취향에 맞은 영화를 추천 해주는 영화 추천 알고리즘이었다.
이처럼 첨단 수학은 대학 연구실에나 있을 것만 같지만 사실은 기업 운영의 핵심 두뇌역할을 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현대 경영을 수학과 분리할 수 없는 이유다. 아마존 닷 컴 그리고 월마트와 같은 글로벌 기업에서 일하는 수학자들을 자주 접할 수 있는 이유도 이때문이다.
현대 경영의 경쟁력은 수학이다. 이는 미국 벱슨 대학 경영학과 교수인 토마스 데이븐포트 (Thomas Davenport)가 그의 베스트 셀러 저서인 <분석학의 경쟁 Competing on Analytics>에서 내린 결론이다. 또한 많은 글로벌 기업의 리더들과 학자들은 수학이 새로운 기업의 경쟁력이 될 것이란 주장에 반론을 제기하지 않는다.
경영의 새로운 패러다임은 수학이다. 과연 한국 기업은 이런 페러다임에 대응할 전략이 있는지 그리고 한국 수학 교육은 이에 맞는 인재를 양성할 수 있을지 예리한 시선으로 검토해 볼때다.
※ 장영재 박사 ‘확률이론을 통한 제조 운영 시스템 분석’ 연구로 MIT 공대 박사학위를 받음. 현재 미국 워싱턴 DC 근교에 위치한 글로벌 반도체 기업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본사 경영기획실 프로젝트 팀장으로 수학 분석을 통해 기업의 전략과 운영의 의사결정을 지원하고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