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삼성전기, 삼성물산 등 삼성 주력 계열사들이 연초부터 국내외 석ㆍ박사급 인재와 전문 역량을 지닌 우수 경력직을 대대적으로 채용한다.
올해 5000명의 경력직 채용 계획을 세운 삼성은 이 중 2500~3000명가량을 S(Super), A(Ace), H(High Potential)급에 달하는 핵심 인재 레벨로 선발할 방침이다. 이는 올해 그룹 채용 규모(2만6000명)의 10%에 달하는 것으로 핵심 인재 비중을 한층 높인 것이다.
이처럼 삼성그룹이 우수 인재 영입에 사활을 걸고 나서면서 재계 전반에 인재 전쟁(The war for talent)이 또 한 번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재를 통해 신사업 역량을 배가하고 경영 불확실성을 정면 돌파하려는 시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의 S급 인재는 계열사 사장들 연봉과 맞먹는 초일류 인재로 최소 상무 이상의 대우를 받는다. 삼성은 올해 국내외에서 20명 이상의 S급을 선발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상진 삼성SDI 사장은 지난해 미국과 일본에서 3명의 S급 인재를 영입했으며 올해도 태양전지와 전기차용 전지 사업을 키우기 위해 해외 핵심 인재 영입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신사업의 성패는 기술과 사람에 달려 있으며 5~10년 후 미래를 책임질 핵심 인재를 데려와야 한다"고 계열사 사장들에게 자주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A급은 특정 분야의 글로벌 경쟁력을 지닌 핵심 인재로 해외 박사 출신이나 수재급 인재로 평가되는 부류다. H급은 잠재적인 성장 가능성이 큰 실무급 인재를 뜻한다.
삼성 계열사 인사담당 임원은 "이건희 회장이 기존 틀을 깨고 강도 높은 변화를 또 한 번 주문한 만큼 핵심 인재 영입이 사업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인식이 강하다"며 "계열사마다 우수 인재 모셔오기 경쟁이 일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달 중ㆍ하순까지 반도체연구소와 LCD사업부에서 석ㆍ박사급의 입사 지원을 받은 데 이어 이동통신ㆍ소프트웨어ㆍ의료기기 분야의 경력직 개발 인력을 모집하는 채용공고를 지난 25일 냈다.
삼성전기는 제어ㆍ광학ㆍ기계설계ㆍ레이저응용 등의 석ㆍ박사급 엔지니어를 채용하는 작업에 최근 착수했고 하드디스크 드라이브 모터제조기술 분야의 전문인력을 채용하기 위한 공고문을 지난 19일 띄웠다.
그룹 차원의 전자소재 연구단지를 조성하기로 한 삼성은 이 분야의 연구 인력도 대폭 확충할 방침이다.
제일모직은 최근 2차전지용 소재 개발 인력 채용에 나섰고 삼성정밀화학은 전자ㆍ에너지ㆍ바이오 등의 소재 개발과 공정 혁신을 담당할 경력자를 이달부터 선발하기로 했다.
또한 삼성SDI의 자회사인 SB리모티브도 전기자동차용 전지엔지니어를 다수 충원하기 위해 지난 19일 모집공고를 냈다.
[황인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