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ongji University Microsystems Laboratory Directed by Prof. Sang Kug Ch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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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2.02 (15:10:10)

`CEO 공장` 콜게이트·GE, 어떻게 키우나… 
콜게이트(Colgate-Palmolive)와 GE 등은 최고경영자(CEO) 개발과 승계에서 모범사례로 꼽힌다. 20대 후반과 30대 초반인 `어린 인재`를 찾아내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경쟁을 시켜 CEO감으로 키운다. 특히 GE는 CEO 사관학교로 불릴 정도다.

◆ 입사 첫해부터 평가

= GE 리더십 프로그램 구축에 참여했던 세계적인 컨설턴트 램 차란 박사는 `CEO 승계 위기를 끝내며`라는 글에서 "콜게이트는 CEO감을 찾고 키우는 데 최고"라고 격찬했다.

램 차란 박사에 따르면 세계 200개국에서 사업을 하는 콜게이트는 글로벌 차원에서 다양한 인재를 발굴한다.

콜게이트의 가장 큰 특징은 입사 첫해부터 리더십 평가를 한다는 것. 갓 입사한 직원들을 대상으로 CEO 리더십을 논한다는 것 자체가 이상하게 들리지만 콜케이트 측 설명은 다르다. "인재를 일찍 찾아낼수록 CEO 후보에게 필요한 광범위한 경험과 지식을 쌓는 데 필요한 업무를 줄 수 있기 때문이죠."

인재를 조기에 찾아내는 노력은 GE도 마찬가지다. 제프 이멜트 GE CEO도 GE 입사와 동시에 핵심 인재로 분류돼 리더로 성장하는 데 필요한 업무를 부여받았다.

◆ 인재 리스트 작성

= 콜케이트는 자회사마다 잠재 인재 리스트를 작성해 지역 담당 매니저에게 보낸다. 매니저는 이름을 넣고 빼서 새 리스트를 재작성해 사업부 책임자에게 보낸다. 리스트는 최종적으로 CEO 등이 참여하는 인사관리 위원회에 보내진다. 위원회는 해마다 리스트를 재작성해 통일된 리스트를 만들어 매니저들에게 내려보낸다.

GE도 인재 리스트를 작성한다. 특히 1993년에는 매우 중요한 리스트가 작성됐다. 당시 CEO인 잭 웰치를 이을 CEO 후보 20명 명단이 작성돼 이사회에 보고됐다. 이 명단에는 현재 CEO인 이멜트도 포함됐다.

◆ CEO 개발을 위한 맞춤형 업무

= 램 차란 박사에 따르면 콜게이트 인재 리스트에 포함된 인재들은 3가지 트랙 가운데 한 곳에 배치돼 잠재적인 CEO 후보로 성장해 나간다. 첫째 트랙은 소지역(local) 인재를 위한 것이며 둘째 트랙은 대지역(regional) 인재를 위한 것으로 아시아 등 대지역별로 중요한 직책을 맡는다. 마지막 트랙은 글로벌 인재가 배치되며 대부분 고위직을 채우게 된다. 3개 트랙을 거치면서 인재들은 CEO로 성장하는 데 필요한 경험과 지식을 쌓을 수 있는 업무를 부여받는다.

GE도 인재들이 CEO감으로 성장하는 데 필요한 직책을 부여하기 위해 `C세션`이라는 제도를 운영한다. 인사 담당자는 C세션에서 잠재 인재들을 만나 장시간 대화하며 평가한다. 평가 결과는 인재들이 CEO 후보로 성장하는 데 필요한 업무를 맡기기 위한 바탕이 된다. 이멜트 CEO 역시 C세션에서 받은 평가를 토대로 제품 매니저, 판매 매니저, 글로벌 마케팅 매니저 등 업무를 차례로 부여받으며 성장했다.

◆ 이사회에서 장기간 CEO 후보 평가

= CEO는 사실상 이사회에서 선임한다. 따라서 이사들이 일찍부터 CEO 후보들을 관찰하고 평가하는 시스템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

램 차란 박사에 따르면 콜게이트 사업부 책임자들은 사업부별로 최고 인재들을 이사들에게 소개한다. 인재들 장단점에 대한 세밀한 분석자료도 함께 제공한다. 덕분에 이사들은 200명에 이르는 핵심 인재가 성장하는 과정을 면밀하게 오랫동안 관찰할 수 있다. 콜게이트 이사회가 CEO 승계 때 오랜 관찰 결과를 토대로 최적 CEO를 선택할 수 있는 이유다.

GE 이사회도 마찬가지다. 1993년에 이사회에 보고된 CEO 후보자 20명 가운데 이사회가 최종 CEO 후보를 가려낸 시기는 2000년 추수감사절 직전이다.

결국 GE 이사회는 무려 7년 동안 CEO 후보들을 관찰하고 평가한 셈이다. 이 과정에서 CEO 후보들은 강성노조 사업부에서는 인사관리 능력을, 운송사업부에서는 생산관리 능력을, 의료기기 사업부에서는 인수ㆍ합병과 글로벌 경영 능력 등을 테스트받았다. 97년부터는 이사들이 직접 정기적으로 후보들 사업장을 직접 방문해 평가하는 절차를 거쳤다.

최종적으로 이사회는 2000년 추수감사절 직전에야 웰치 당시 CEO 후계자로 이멜트를 지정했다. 93년에 CEO 후보를 20명으로 압축한 지 무려 7년 만이었다. KB금융지주처럼 사외이사로 구성된 추천위원회가 작업 두 달 만에 새 CEO를 뽑는 한국과는 매우 다르다.

◆ 공정하지만 치열한 경쟁

= 글로벌 기업은 CEO 후보들이 치열하되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주도면밀한 평가 장치를 마련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글로벌 제약사인 GSK다.

데니스 캐리 `콘ㆍ페리 인터내셔널` 시니어 파트너가 쓴 `CEO 승계를 위해 올바른 내부자 고르기`라는 글에 따르면 GSK는 CEO 후보를 공정하게 평가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2007년 GSK는 CEO 후보를 3명으로 압축해 이들에게 CEO 수준의 능력이 필요한 사업을 맡겨 역량을 테스트했다. 장 폴 가르니에 당시 CEO와 이사 3명이 감시하는 가운데 후보 한 명에게는 공급망 관리 개선을, 다른 한 명에게는 제품 안전 개선을, 마지막 한 명에게는 판매ㆍ마케팅 재정 업무를 맡겼다.

관건은 세 후보에게 맡겨진 업무가 제각각인데 어떻게 공정하게 평가하느냐는 것.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GSK는 후보 3명과 직접 함께 일한 임원 14명에 대한 깊이 있는 인터뷰를 외부 전문가들에게 맡겼다.

인터뷰 결과는 가르니에 당시 CEO와 이사회가 세 후보 강점과 약점을 공정하게 평가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했다고 캐리 파트너는 평가한다.

[김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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