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ongji University Microsystems Laboratory Directed by Prof. Sang Kug Ch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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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위아래의 그래핀 은 탄소 원자 한 층으로 이뤄진 아주 얇은 막으로 투명하다. 그 속에 백금이 녹은 용액을 넣은 뒤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하면 백금 원자가 잘 보인다.액체에 녹아 있는 각종 물질의 원자는 일반 광학현미경뿐 아니라 고성능 전자현미경을 동원해도 보기가 어려웠다. 액체는 고정돼 있지 않고 유동적인 특성이 있어서다. 그래서 액체 속 원자 관찰은 1930년 전자현미경으로 고체 원자를 처음 본 이후 80년 동안 풀지 못한 과학계의 난제였다.

KAIST 신소재공학과 이정용 교수와 육종민 박사팀이 5일 이를 해결했다고 발표했다. 전자현미경 성능에 영향을 거의 미치지 않는 그래핀을 그릇처럼 움푹하게 만든 뒤 액체를 담아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 방법을 사용해서다. 유리 어항(그래핀)에 금붕어(원자)를 담아 관찰하는 것과 유사한 방식이다. 2004년 처음 발견된 그래핀은 탄소 원자 한 층으로 이뤄진 것으로 인간이 만든 가장 얇고 강도가 높은 박막이다. 연구 결과는 6일자 사이언스 온라인판에 발표된다.

연구팀에 따르면 움푹하게 만든 그래핀에 백금이 녹아 있는 용액을 넣고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하자 백금 원자들이 하나둘씩 뭉쳐 결정으로 변하면서 금속의 전형적인 원자 배열인 육각형 형태를 띠었다.

액체 속 백금 원자의 움직임이 하나하나 현미경 영상으로 기록됐다. 그동안 여러 과학자들은 액체 속 원자를 관찰하기 위해 산화규소(SiO2)나 질화규소(SiN)로 액체를 담을 그릇을 만드는 등 다양한 노력을 했다. 그러나 그 두께가 두꺼워 전자현미경이 제 성능을 발휘하지 못했다.

 

또 액체를 강도가 약한 용기에 담으면 높은 진공 상태인 전자현미경 속에서 부서져버린다.

이 교수팀의 연구성과를 활용하면 다양한 액체 속 물질의 반응이나 움직임을 관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지 내에서 전해질과 전극 사이의 반응 ▶액체 내에서의 각종 촉매 반응 ▶혈액 속 바이러스 분석 ▶몸속 결석의 형성 과정 등 다양한 분야에 폭넓게 활용 가능하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냉동인간을 해동할 때 얼음의 재결정으로 세포가 파괴되는 과정을 정밀 분석해 그 해결책을 찾을 가능성도 있다.

 

박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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